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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 사랑방 • 5월 15일, 세종임금 태어나신 날 127 으로 환산한 날짜가 1397년 5월 15일이라서 5월 15일이 세종임 금이 태어나신 날인 것이고 이를 스승의날로 한 것이다. 겨레의 위대한 스승 세종임금 태어난 곳에 기념관 하나 없어 스승의날이 세종임금이 태어난 날을 기려서 만든 것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세종임금이 태어나신 곳에 이른바 ‘탄생기념관’ 하나 없 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 분 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엔 별로 행적이 없는 사람들까지 생 가(生家) 하나쯤 복원해 두는 것이 유행인 세상임에도 겨레의 위대 한 스승인 세종임금의 생가 복원 이 안 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고 부끄러운 것이다. 세종임금이 태어난 ‘준수방(俊 秀坊)’은 현재 종로구 통인동, 옥 인동 일대로 경복궁 서쪽문인 영 추문길 맞은편 의통방 뒤를 흐르 는 개천 건너편으로 추정하고 있 으며, 이곳은 청운동을 흘러내리 는 한줄기 맑은 물과 옥인동으로 내려오는 인왕산 골짜기의 깨끗 한 물줄기가 합쳐지는 곳이다. 현 재 준수방 자리에는 경복궁 전철 역 2번 출구에서 북쪽으로 200여 m쯤 가면 길 가에 초라하 게 “세종대왕 나신 곳”이라 는 작은 표지 석 하나만이 달랑 서 있을 뿐이다. 따라 서 세종임금 탄생기념관이 없다 보니 해마다 정부(문화재청) 의 탄신일 행사 곧 ‘탄신 기념 숭 모제전’은 세종임금의 무덤이 있 는 경기도 여주의 영릉에서 열고 있다. 이에 대한 시민단체의 ‘탄생기 념관’ 건립에 대한 의견 제시에 대 해 그동안 문화재청 · 서울시청 등 정부나 학자들은 세종이 태어난 곳이 명확치 않고, 세종이 태어난 집의 형태가 확실하지 않아 생가 복원이 어렵다고만 되풀이해 왔 다.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기록에 따르면 세 종임금이 태어난 집인 이방원 사 가(私家)는 99간 큰 저택이었다. 사가에는 커다란 연못이 있었다 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으 며 지금의 통인동 주변은 대부분 준수방 터임을 알 수 있다. 또 당시 사가의 정확한 원형 을 알 수 없다고 해도 조선시대 한옥 의 형태였음은 틀림없을 것이다. 백번 양보하여 생가(生家) 복원이 어렵다면, 태어난 곳(현재의 세종 대왕 나신 곳 표지석)에 탄생기념 관이라도 지었으면 한다. 그리 크 지 않더라도 세종임금이 태어난 자리에 탄생기념관을 만들어 한 글을 비롯하여 수많은 업적을 이 룬 임금의 백성 사랑을 되새길 수 있게 했으면 한다. 일본 교토(京都)에 가면 교토(헤 이안교)를 조성했다는 50대 간무 왕을 기리는 사당 헤이안신궁(平 安神宮)을 2만 평이나 되는 넓은 터에 세워 놓았다. 하지만 이 신 궁의 이름이 ‘헤이안’이라고 해도 헤이안 시대에 창건한 것이 아니 라 1985년에 세운 것이다. 그것 길가에 초라하게 서 있는 “세종대왕 나신 곳”표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