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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는 길손이여 이 글월에 걸음을 멈추시라! 여기 조국과 겨레를 위해 한몸을 던저 일제에 항거한 어른을 명기함인저 공은 1862년 김녕김씨 충의공 백촌 문기 선생의 후예로 호는 면산이다. 공은 일찍이 의를 보고 멈춤이 없었으며 더욱이 기미독립의거 당시 오산학교 출신 김종훤 이강석 등 십여 명 동지들과 규합 선언문을 낭독하고 독립만세를 선창하니 온 천지가 함성으로 메이라 첬다. 군중은 일본 헌병대 무계주재소를 둘러싸 만세 소리를 드높이니 왜적 관헌들은 총검을 휘두르며 무차별 난사를 가해오자 공은 맨주먹으로 왜적의 총기를 뺏으려다 흉탄에 장렬히 순국하셨다. 향년 55세! 공의 아들 예천도 한사코 앞으로 나아가 그들과 대항하다가 일제 헌병에 무참한 구타로 그만 실신 근근히 소생하여 그 후 반신불수로 왜적에 쫒겨 여러 곳으로 전전하다 울산에서 한 많은 생을 마감했다. 합부인 분성배씨도 두 부자의 처참함을 보고 여한을 안고 이해 8월 5일 별세하셨다. 국가는 1977년 건국훈장을 이어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하였다. 무릇 한 개인의 영화는 시대에 따라 뜬 구름처럼 사라지나 공의 의로운 순국은 역사와 더불어 항상 새로우며 공의 일가의적을 만세에 전하고자 여기에 이 비를 세운다.
1997년 4월 20일 대한민국 광복회 경상남도지부장 임기열 근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