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觀魚臺小賦(관어대 소적) 관어대는 영해부(寧海府)에 있는데, 동해(東海)를 내려다보고 있어 암석의 낭떠러지 밑에 유영(游泳)하는 고기들을 셀 수가 있으므로 관어대라 이름한 것이다. 영해부는 나의 외가(外家)가 있는 곳이므로 소부(小賦)를 지어서 중원(中原)에 전해지기를 바라는 바이다. 영해의 동쪽 언덕 일본의 서쪽 물가엔 큰 파도만 아득할 뿐 그 나머지는 알 수가 없네 물결이 움직이면 산이 무너지는 듯하고 물결이 잠잠하면 닦아 놓은 거울 같도다 바람 귀신이 풀무로 삼는 곳이요 바다 귀신이 집으로 삼은 곳이라 고래들이 떼지어 놀면 기세가 창공을 뒤흔들고 사나운 새 외로이 날면 그림자 저녁놀에 잇닿네 관어대가 굽어보고 있으니 눈에는 땅이 보이지 않도다 위에는 한 하늘만 있어 아득히 먼 그 사이가 천리 만리나 되누나 오직 관어대 밑에는 파도가 일지 않아서 고기들을 내려다보면 서로 같고 다른 놈 있어 느릿한 놈 활발한 놈이 제각기 만족해 하누나 임공의 미끼는 과장된 것이라 내가 감히 흉내낼 바 아니요 태공의 낚싯바늘은 곧았으니 내가 감히 기대할 바 아니로다 아 우리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니 내 형체를 잊고 그 즐거움을 즐기며 즐거움을 즐기다 죽어서 내 편안하리 물아가 한마음이요 고금이 한 이치인데 그 누가 구복 채우기에 급급하여 군자의 버림받기를 달게 여기랴 슬프도다 문왕은 이미 돌아갔으니 오인을 생각해도 바라기 어렵거니와 부자로 하여금 떼를 타게 한다면 또한 반드시 여기에 낙이 있었으리라 오직 고기가 뛴다는 짧은 글귀는 바로 중용의 가장 큰 뜻이니 종신토록 그 뜻을 깊이 탐구하면 다행이 자사자를 본받을 수 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