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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촌 이야기 고향을 떠나온 이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준 남산 아래 첫 동네
소나무 숲이었던 이곳에 마을이 생겨난 것은 해방 직후였다. 일제강점기에 해외에 흩어졌다 귀국한 동포들과 종교와 정치체제 문제로 월남한 주민들은 움막을 짓고 공동무물을 파고 길을 내서 살기 시작했다. 특히 평안북도 선천 지역주민등은 옛 경성호국신사 자리에 군민회를 위뤄 집다거주시설을 형성하기도 했다. 산업화가 활발하던 60년대 이후, 해방촌은 일감을 찾아 서울로 모여든 서민들의 보금자리이자 일터였다. 당시 활발하게 일어난 니트산업으로 한때 해방촌에는 300여 개의 가내 공장이 운영되었고 생산된 상품들은 전국으로 팔려나갔다. 사람들은 더욱 물려들었고 시장은 번성했다. 각자의 고향을 그리던 사람들은 교회와 학교를 세워 정신적으로 뿌리를 내렸고 대를 이어오며 해방촌의 문화를 만들었다. 이제 주민들은 이곳을 고향이라고 부르며 늘어가는 다문화가정과 다국적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해방촌 2세대들과 젊은이들은 공방과 카페, 마을모임에서 조용하면서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