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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 사랑방 • 우리 말글살이 되돌아보기 121 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 여야 한다”라고 돼 있다. 그것은 공공기관만의 공문서뿐만 아니라 행사 이름 또는 밖에 내거는 펼침 막, 기사 등도 한글로 쓰라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도 언론이 법을 어 겨가면서 한자와 영어를 섞어 쓰 는 까닭은 주체성은 저버리고 버 릇처럼 입에 달고 사는 한자말과 영어를 생각없이 쓰면서 잘난 체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에 더해 법 을 어겼을 때 처벌 조항이 없어서 법을 우습게 보는 까닭이 더 큰 문 제일 수 있다. 지난해 한글날을 맞아 언론에 는 학생들 문해력 부족이 심각한 상태라는 기사들이 올라왔다. 한 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578돌 한 글날을 앞두고 전국 5천848명 의 초·중·고 교원을 대상으로 벌 인 ‘학생 문해력 실태 교원 인식 조사’ 결과를 두고 보도한 것이 다. 하지만, 이는 언론이 아무 비 판의식 없이 보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예를 든 것들을 보면 “두발 자유 화 토론을 하는데, 두발이 두 다리 인 줄 알았다고 한다.”, “금일을 금 요일로 착각했다고 하더라”, “중 학교 3학년 학생이 수도라는 말을 몰라 충격받았다” 등을 들었습니 다. 하지만, 이는 ‘두발’ 대신 ‘머리 털’, ‘금일’은 ‘오늘, ’수도‘는 ’서울 ‘이란 쉬운 말로 바꾸면 간단히 해 결될 일이다.’ 윷놀이잔치‘라고 쓰 면 될 것을 ’척사(擲柶)대회‘라고 어려운 말을 골라 쓰면서 ’문해력‘ 어쩌고 하는 것은 잘난 체하는 것 에 불과하다. 훈민정음을 만 든 세 종은 한문에 능통한 자신의 기득 권을 버리고 온 백성의 말글생활 을 위해 새로운 글자를 만들었음 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알기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 살려야 글쓴이는 지난 2007년 중국 연 변대학교 김병민 총장과 대담을 한 적이 있었다. 연변대학교는 중 국의 동북3성에서 이름난 명문 대학이며, 교수의 75%가 조선족 일 정도다. 대담 가운데 김 총장은 “만주족은 말에서 내리면서 이미 끝났다”라고 말했다. 이는 ‘중의 법’으로 ‘말’은 만주족이 타던 말 을 말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언어 ‘말’을 뜻하기도 한다. 곧 만주족 은 말에서도 내렸고 또한 그들의 한문에 능통했던 세종, 백성을 위해 훈민정음을 창조했다(그림 이무 성 작가). 우리말로 쓴 ‘윷놀이 한마당’과 어려운 한자말로 쓴 ‘척사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