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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 사랑방 • 음력 7월 15일 명절 백중(百中) 121 시 기 ( 洌 陽 歲 時記)》에서 찾 아볼 수 있다. 또 빙허각 이 씨의 《규합총 서(閨閤叢書)》, 서유구의 《이 운지(怡雲志)》, 성현의 《용재 총 화 (慵齋 叢 話)》, 이긍익의 《연려실기술(燃藜 室記述)》, 홍석모의 《동국세시기 (東國歲時記)》 따위에도 기록이 보 인다. 이렇게 많은 문헌이 백중을 기억하고 있다면 우리 겨레의 명 절이었음이 분명하다. 백중은 한마디로 먹고 마시고 놀면서 하루를 보내는 날인데, 이 날의 놀이는 두레먹기가 두드러 진다. 두레먹기는 두레일꾼들이 모처럼 일의 피로를 풀어내는 잔 치다. 백중의 이름이 다양하게 불 렸듯이 백중놀이는 지역에 따라 호미걸이, 호미씻이, 술멕이, 풋 굿, 질먹기, 진서턱(진세턱)처럼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백중의 중 요한 놀이에는 여름철 우물고사 있으며, 머슴들에게는 백중빔이 라고 하여 새 옷을 장만해 주고, 모처럼 휴가를 주어 백중장에서 즐기도록 하였다. 백중놀이는 지역에 따라 차이 호남이나 호서지방은 들돌들 기, 돌독들기, 등돌들기, 진쇠돌들 기, 당산돌들기가 있으며 경상도 에서는 힘발림이라는 이름도 쓰 인다. 들돌을 두는 위치는 대개 여 름철 더위를 피하는 휴식 장소이 기도 한 당산나무 밑이다. 들돌들 기는 7월 백중에 마을 청장년들이 시원한 나무 밑에 모여 힘을 겨뤄 장사를 뽑는 것이다. 경기도 지방에서는 호미걸이를 많이 했다. 호미걸이는 호미나 악 기를 농기의 버레줄(물건이 버틸 수 있도록 이리저리 얽어매는 줄) 에 주렁주렁 걸어두는 의례다. 백 중놀이는 머슴들이 장터로 가서 노는 놀이를 뜻한다. 백중날은 머 슴들이 주동이 되어 장터에 가서 씨름대회에 참가하였다. 상인들 은 시장 경기를 부추기는 방법의 하나로 씨름대회를 열었다. 머슴 들은 씨름에 이기면 송아지를 끌 고서 기세를 올리면서 자기 마을 로 돌아왔다. 전라도에서는 술멕이와 풍장놀 이, 장원례 등으로 부르는데 술멕 이는 글자 그대로 ‘술먹는날’이란 뜻이다. 술멕이날은 마을풍물패 가 당산굿을 쳤으며, 술과 음식을 장만하여 마을잔치를 벌였다. 강원도는 백중에 질먹기를 하 는데 여기서 질은 김매기의 ‘김’에 서 나온 말이다. 김매기를 끝내고 서 잔치음식을 먹는다는 뜻을 가 진다. 마을의 시원한 솔밭이나 성 백중날 농사가 가장 잘 된 집의 머슴을 뽑아 소에 태워 마을을 돌 았다(그림 이무성 작가). 국가무형문화재 ‘밀양백중놀이(농신제)’. 국가유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