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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은 주권과 빼앗긴 자유를 한사코 찾겠다는 겨레의 비원이 일천구백십구년 기미 삼월 일일 역사의 권위와 세계의 대세에 순응하여 우렁차게 선포되었을 때 그 매아리 삼천리 강산에 울려퍼지고 그 형세 요원의 횃불처럼 광야를 휩쓸었다. 이 곳 금정산 기슭 호국의 전통이 스며있는 수월도량에서도 제세의 사명을 통절히 자각하고 구국의 비원을 불전에 맹세하며 분연히 이러서니 이는 곧 나라와 자유 없는 곳에 진정한 불법 있을 수 없다는 대승정신의 발로라 할 것이오. 삼월십팔일 동래시장통에서 젊은 님들이 민족의 정기에 호소하고 우리의 주장을 널리 선포하여 만세소리가 하늘에 진동하고 운집한 군중이 거리를 메꾸었을 때 삼엄한 왜경의 경계도 정의의 전진을 막지 못하였음은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함이오. 체포되어 모진 고문과 가혹한 옥고에 시달리면서도 끝내 굴하지 않음은 나라와 자유를 찾으려는 우리의 결심을 저들이 꺾지 못함이라. 아아 그 뜻 장할시고 세월이 흘러 님들은 가고 또 가도 거룩한 위국정신과 훌륭한 그 업적은 해방된 조국에서 자유를 누리는 후생들의 가슴에 불멸의 빛이 되고 엄숙한 교훈이 될 것인바 여기 뜻인는 사들이 이 사연을 돌에 새겨 길이 전하고자 하매 그 뜻을 적고 함께 가신 분의 명복과 생존하신 분의 여생을 축복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