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page
114 2025년 10월 순국 Inside 길 따라 얼 따라 순국 역사기행 ② 는 일본어 발음이 천황폐하(天皇 陛下)와 같은 ‘덴노헤이카’이다. 어쩔 수 없이 창씨를 했던 경우 에는 본래의 자신들의 성이나 본 관과 관련된 의미를 내포하였다. 김씨는 김산(金山)·김본(金本)·김 택(金澤), 박씨는 박원(朴原)·박전 (朴田), 오씨가 오산(吳山)·오촌(吳 村), 중원박씨(中原朴氏)가 중원 (中原), 평산신씨(平山申氏)가 평 산(平山) 등이다. 고령 박씨인 박 정희 전대통령은 ‘高木(다카키)’로 하였는데, 본관인 고령(高靈)의 고 (高)와 박(朴)의 앞 부분인 목(木)을 취한 것이다. 이와 달리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도요타[豊田]로 창씨하 였다. 창씨개명에 대한 여러 생각과 유형 현재 우리들에게는 ‘창씨개명 =친일매국’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창씨개명=친 일매국’이라는 등식이 꼭 그렇지 만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창씨 개명』(미즈노 나오키/정선태, 산 처럼, 2008)을 보면 김옥균은 이 와타 슈샤쿠[岩田周作]라는 이름 을 사용하였고, 윤동주도 도항증 명서를 얻기 위하여 히라누마 도 주[平沼東柱]라고 창씨한 적이 있 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창씨개명을 조 선혼 말살로 이해하기도 하였다. 전라북도 부안군의 최상욱(崔相 煜)은 당시 22세로 마쓰야마[松山 和映]로 창씨를 하였는데, 창씨는 조선혼을 빼앗는 행위라고 하였 다가 보안법 위반, 불경죄 등으로 징역 2년의 판결을 받았다. 창씨 개명은 우리 민족에게는 아주 불 쾌하고 참을 수 없는 강요였다. 일 ⓭ 수원에 세워졌던 고시[高志] 일본군 소좌 기념비. 이 기념비에 미나미 총독을 비판하는 나석균의 글씨가 씌여졌다. ⓮ 나석균이 미나미 조선총독을 공격하는 글을 썼던 1930년대의 수원 장안문 모습(이상 필자 제공) ⓭ 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