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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호(통권 392호)에 이어 이번 에는 제사(祭祀)에 관한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보기로 한다. 한국에서 제사가 우 리의 문화적 전통으로 자리 잡은 것은 조 선 후기부터이다. 조선은 예(禮)로써 나 라를 다스린다는 예치국가를 표명하였 고, 그 기본은 유교식 의례이다. 유교식 의례는 흔히 관혼상제(冠婚喪祭)로 표현 되는데, 이는 사람이 평생을 거치며 치르 는 평생의례로 발전하였고, 국가 의례 역 시 유교식이었다. 그중의 하나가 죽은 후 에도 평생의례를 치르는 제사이다. 20세 기 초까지도 제사에서 과일의 종류를 언 급하지 않았다는 것은 제사에 어떤 과일 을 올려도 된다는 뜻이다. 옛날에 사용했 다고 즐기지도 않는 과일을 차릴 필요가 있을까? 음복하기에 좋은 과일을 제상에 올리는 것이 오히려 정성을 다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글  김시덕(본지 편집위원, 을지대학교 교수) 제사는 기제사와 명절차례로 구분 과일 진설방식 논란이나 음복에 좋은 과일이면 돼 제사 특별히 정해진 법 없어 정성을 다해 제사 지낸다는 마음이 중요  제사 어려운 제사? 알면 쉬운 제사! 112 2024년 3월 순국 Inside  길 따라 얼 따라 자랑스런 우리 것들 제사, 꼭 지내야할까 제사! “꼭 지내야 하나?”라는 질문이 꽤 많다. 기독교를 비롯 한 다양한 종교가 유입되면서 궁 금증은 커져만 간다. 천주교에서 는 1962~65년 공의회의 결정에 따라 장례식과 함께 제사를 권장 하지는 않지만 허용한다. 하지 만, 개신교에서는 제사는 금지하 는 대신, 조상의 추모식은 허용 하고 있다. 요즘은 종교가 아니 더라도 ‘현대화’, ‘팬데믹’, ‘디지 털 시대’라는 다양한 이유로 제 사를 폐지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웬 제사 이야기인가? 아직도 제사를 지내야 하는지 고 민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 히, 부모가 돌아가신 1주기를 맞 이하여 어떻게 추모의 정을 표현 할까, 고민하는 MZ세대도 꽤 있 다는 것은 제사의 효용이 완전히 없어졌다고 할 수 없다. 그래서 제사 어떻게 하면 부담없이 지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제사의 기원이 초월적 존재에 의지하는 인간의 심성에서 비롯 되었다는 것은 다 아는 이야기이 다. 한국에서 제사가 우리의 문 화적 전통으로 자리 잡은 것은 조선 후기부터이다. 조선은 예 (禮)로써 나라를 다스린다는 예 치국가(禮治國家)를 표명하였고, 그 기본은 유교식 의례이다. 유 교식 의례는 흔히 관혼상제(冠婚 喪祭)로 표현되는데, 이는 사람 이 평생을 거치며 치르는 평생의 례(平生儀禮)로 발전하였고, 국가 의례 역시 유교식이었다. 그중의 하나가 죽은 후에도 평생의례를 치르는 제사이다. 조선 5백 년의 역사를 거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