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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의 삶과 죽음 ’03년 8월 4일 오후 8시경 동지는 근무하던 국민연금관리공단 남원지사 사무 실에서 스스로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 명확한 업무 기준도 없이 매월 3천건에서 4천건의 소득조정 업무와 납부예외를 공단으로부터 강요당하던 끝에 제도개선 의 절규를 남긴 채 산화하였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소득조정업무와 납부예외자에게 소득신고하도록 독려하 는 업무(납부예외자 축소)도 같이 추진하였으며 더욱 심각한 것은 ’02년 연말부 터 단기실적평가를 새로 도입하였다. 단기실적평가로 인하여 지사별 경쟁이 심 화되면서, 지역가입자 자격담당직원들은 수천 건에 달하는 소득조정대상자 모두 에게“보험료를 올리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보내고 특별한 이의가 없으면 곧바 로 한꺼번에 보험료를 상향하는 파행을 감행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에 조합원들은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실적을 올리라고 은밀하게 압박하는 관 리자들의 요구를 거부하지 못하여, 상당한 부담을 억누르며 전산에 공단이 권장 하는 신고기준을 입력하면서 살아왔다. 동지는 이에 대해 양심상 상당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으나 해당지사 장 등 몰지각한 관리자들은 ’03년 1월에만도 4천여건, 6~7월에 3천여건의 소득 조정을 실시한 동지에게 무려 5천여건의 대상건을 모두 소화하도록 실정경쟁을 강요하는 데에만 열을 올리는 등 사지로 몰아대었다. 마침내는 극심한 업무부담 으로 인하여 평소에 심리적 중압감에 시달리던 동지는 자신의 고민거리에 대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자살이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동지는 죽음의 순간까지 이 땅 노동자 농민 서민을 위한 국민연금제도를 걱정 하며 이 땅을 떠났다. 동지의 죽음은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국민연금 운영에 대한 힘없는 노동자의 마지막 투쟁수단이었던 것이다. 끝내살리라 |223| 송석창 (당시39세) 1964년 2월 전북 진안 출생 1989년 전주시 완산구 지역의료보험조합 입사 1999년 1월 국민연금관리공단 전입 2003년 8월 4일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민연금제도 개선’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결 |222| 민족민주열사∙희생자자료집증보판 신자유주의시기 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