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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부대 5사단의 순직장병 충혼비
휴전선에서 가장 높은, 하늘 아래 첫 부대가 있다. 한 여름에도 야전잠바를 입고 근무를 하는 곳이다. 양강지풍 통고지설(襄江之風 通高之雪). 영동지방의 독특한 기후현상을 이르는 옛말이다. 양양과 강릉에는 바람이 많고, 통천과 고성에는 눈이 많이 내린다는 뜻이다.
1954년 1월 하순, 향로봉 일대에 폭설이 내렸다. 적설량은 6m.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막사가 무너졌다. 어느 병사는 눈 속에서 걷는 자세로 얼어 죽었다. 그렇게 한 사단에서 5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