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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 한국독서교육학회지 제1권 제1호(2013) 사서의 역할 중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은 책을 읽고 나누는 북클럽 활동을 통해 참가자들이 사귐 을 배우며 관계를 엮어낼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책을 토론하기에 앞서 모임이 없는 2주 동안 특별한 일은 없었는지, 요즘 새롭게 관심을 갖는 대상은 없는지 등 책과 관련없는 ‘근황과 안부’를 묻고 나눈다. 또 발제자의 진행이 끝나면, 발제문의 편집이 참신했다거나 다른 자료를 그대로 인용 하지 않고 본인의 생각대로 줄거리를 정리해온 점이 너무 좋았다거나 시험 기간 중에 힘들었을 텐데 성실하게 발제를 준비해서 대단하다거나 등 모두 각자에게 맞는 고유한 내용으로 격려한다. 또, 참여자들끼리 서로에게 관심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도록 2013년부터는 각자 ‘비밀 친구’를 정해 서 들키지 않게 챙겨주고 한 해가 끝나는 마지막 모임에 서로의 친구를 맞춰보는 마니또 게임을 진행 중이다. 1년의 모임을 결산할 때에는 띄엄띄엄 읽어왔던 작품들이 흩어지지 않고 가지런하게 정리될 수 있도록 간단한 퀴즈를 통해 작품이 출간된 시대 순서별로 혹은 나라별로 작가별로 작품을 정렬 해보기도 하고, 가장 재미있었던 책과 어려웠던 책, 가장 사랑스러웠던 작품 속 캐릭터나 인상적인 작가 등의 인기투표를 진행해보기도 하였다. 또, 각자 새롭게 명작과 고전이 무엇인지 자기만의 정의를 내려보고 , 올 한해 북클럽 활동이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도왔다. 모임 외적인 부분일 수도 있지만 2주 동안 모임에 오기까지 토론할 책을 잊지 않고 제대로 읽어올 것을 중간에 상기시켜 주거나 , 모임 당일에 시간 맞춰 올 것을 알리는 문자를 발송하고 모임에 못 올 때에는 미리 알려줄 것을 당부하는 등 사소한 관리도 병행하였다. 3. 청소년 북클럽 운영의 의의와 과제 김해기적의도서관에서 운영 중인 고전문학 읽기 청소년 북클럽 활동은 책을 읽고 나누는 일반적인 독서토론의 효과와 집중적으로 고전을 읽을 때의 효용이 함께 드러난다. 독서토론의 효과는 다음의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① 혼자 하는 독서에서 생길 수 있는 피상적이 고 독단적인 이해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고 , ② 좋은 책을 골라 정밀하게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③ 자기 의사를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과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듣는 자세를 기를 수 있으며, ④ 합리적으로 이성을 중시하는 과정을 통하여 민주적 소양을 기를 수 있다. 이러한 효과성으로 볼 때 독서토론 과정은 문맥의 이해 , 듣기, 말하기, 의사소통능력을 포함하고 있다(안인자, 윤석윤 2013). 또한, 고전을 만나는 건 시간의 무게를 이기고 문학사에 남아있는 작품들은 그것이 잉태된 시대의 세상과 그 세상을 가장 값지게 살아가는 방법과 그 시대의 삶을 이해하는데 미학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가장 탁월한 하나의 모형을 제공해준다(이태동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