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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요소 갈등 드라마가 재미없을 때 일반적으로 ‘심각한 갈등이 없다’고 한다. 작가 들 대부 분은 드라마를 ‘갈등 그 자체’라고 한다. 이처럼 갈등(conflict)은 드라마를 재미 있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러면 갈등이란 무엇인가? 물리적 대립만이 아닌 생각하는 방법이나 개성 그리고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나름대로의 철학이 다양한 모습으로 대비 되고 조화되는 것도 갈등이라고 봐야 한다. 드라마를 드라마답게 하는 갈등은 이음새가 보이지 않 는 땜질처럼 갈등 자체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아무리 단순한 드라마일지라도 그 속에는 여러 개의 갈등이 서로 밀고 당기는 관계를 가지면서 중심 갈등을 향해 모여들고 있음을 보게 된 다. 이러한 갈등이 교묘히 그리고 서서히 충돌하면서 서로 엉켜 있다가 도저히 피해갈 수 없는 상황에서 불꽃처럼 폭발하게 되고, 시청자들은 그것이 풀릴 것을 기대 하고 또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보는 것이 바 로 드라마를 보는 재미다. 갈등 구조에는 증오, 간통, 애욕, 복수, 희오 등 수많은 요소들이 있다. 갈등의 한 주체를 시청자들이 미워하도록 그려서는 안 된다. 동정적이 고 서로 보완적 관계를 유지해 나름대로의 설득력을 지녀야 한다. 드라마 속의 갈등에 시청자가 함께 참여할 수 있 는 구도가 유지돼야 팽팽한 긴장이 유지된 다. 드라마 자체가 갈등이라고 할 만큼 갈등이 없는 드라마는 없 다. 그렇다 고 해 서 모든 것 을 대립시키는 도식적 방법은 곤란하다. 갈등이 아 주 단순한 방식으 로 나타나는 것이 폭력물이다. 선과 악이 극명하게 대립되기 때문이다 . 과거 의 드라마는 악은 나쁘게, 선은 착하게 그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착한 며느 리를 구박하는 악질 시어머니, 뒤에서 이를 조정하는 시누이, 그 어떤 고통도 참고 견디며 인고의 세월을 살면서 남편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 하는 착하디 착한 며느리, 이것이 공전의 히트를 한 1970년대 드라마 <여로>, <아 씨>의 구도다. 그러나 지금의 드라마 구도는 이런 도식적인 방법으로는 곤란하다 . 인간 은 때에 따라 착하기도 하고 때에 따라 악하기도 하다. 각자의 처한 처지나 형편에 따라 사물을 보고 이해하는 입장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