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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현정아, 우리수습모니터때작품명이‘사랑의블랙홀’맞지?” “야, 행운의맨홀이었어~. 비슷하긴한데제목을너무성인물로바꿨다?” # 화이트& 블랙 방송국에 대한 내 첫 기억은 40기, 41기 선배들의 교복이었던 네이비 점퍼다. 일명 곤색잠바. 과 선배이자 아나운서 선배인 경아 언니, 대석 형이 곤색 잠바를 입고 가끔 과 사무 실에올 때면아무말없이 있어도뭔가있어 보였다(정경대를어쩌다지나가는진호형도 멋있어 보였다). 뭔지 모를 헝그리함과 프로페셔널함(마치 A/S기사 같은)이 느껴진다고 해야 되나. 내가 방송국에 발을 들인 계기를 굳이 생각해보니 그 곤색 잠바가 탐났던 것도같다. 2학년이 되니, 우리 기수가 단체복을 만들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그토록 갖고 싶었던 교복에 대한 내 기대감이 지나쳤었나. 입는 사람으로 하여금 한 번쯤 욕을 하 게만드는화이트방수교복을탄생시켰다. 그래도 그 옷의 장점이라면, 잘못 보면 의사 선생님 같아 보이게도 했다(안타깝게도 대부분의 복학생 형들은 입는 순간 이발사가 된다). 유의할 점은 깜깜한 밤에 입고 돌아다 니다간 귀신으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것. 실제로 밤에 방송국을 지나던 모 언니를 보 고귀신인줄알고심장이멎을뻔했다는불만사례가접수되기도했다. 이듬해 우리가 실무진이 되고, 43기가 새로운 교복을 제작했다. 입기만 하면 드라 마<마지막승부> 속농구부원이된것같은블랙롱솜자켓이었다. 3월의 어느 저녁, 형광등을 다 켜도 어두운 주조정실에 앉아 블랭 롱 솜자켓을 단 체로입고신입국원면접을봤다. 면접이끝난그날밤, 우린새내기이건구형의꿈이저승사자로등장했다. 기별 Essay | 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