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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꽃 봉오리
- 대구 평화의 소녀상을 위해
살구꽃 봉오리가
봄 하늘을 향해 연분홍 입 열어
말 막을건네고
들판의 보리에 싹이
비릿한 보리향기를
초가 동네 입구로 옹알 하듯 흘려보낼 때
영문도 모른 채
일제순사에게 동네 무장에게 손목 잡혀
멀-리 만주나 남지나해로 글려간
경상도 고일마을 15세 처녀 남이
긴 댕기 머리가
바람에 나폴거리던 고향 수풀과
버드나무는 그대로 서 있는데
너는 그 어느 낯선 곳에 어린 육신을 묻었는지
여태 돌아오지 못 햇구나
혹여 돌아왔다 한들
위안부라 불리는 상처 입은 영혼이 되엇구나
태양이 환한 대낮에는 붉은 꽃으로 피고
칠흑 같이 깜깜한 밤에는 푸른 별로 피어
부디 가난한 이 민족의 이마에 오래 빛나라
김용락 시 나순단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