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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덕비(恩德碑)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공포와 죽음을 피해 남으로 간다는 흥남부두의 생명선에 올라탄 안도감도 잠시 칼바람 몰아치는 겨울바다의 혹한 속에서 부모형제와 고향을 떠난 두려움만큼 무서운 것은 그 남족 땅에 저희들 갈 곳이 없다는 절망감이었습니다.
그러나 거제도민 여러분들은 저희들을 받아주었습니다.
저희들의 두려움과 공포를 따뜻한 사랑으로 녹여주시고 저희들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어주었으며 새로운 삶을 시작할 용기와 의지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그리하여 저희들은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주신 거제도민의 장엄한 공덕을 길이 후세에 전하고자 이 은덕비를 세워 헌정합니다.
흥남 철수 작전 기념 사업회 발기인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