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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효와 신의는 강상의 근본이요, 호국과 제세는 불가의 대승사상이다. 같은 문화권에서 구의를 저버리고 이웃나라의 주권과 자유를 빼앗아감은 문화민족의 정당한 도리가 아니라 서력동점의 영향을 받은 제국주의의 풍조라 할 것이다. 1919년 3월 1일 한많은 고종황제 인산일을 기하여 주권과 자유를 되찾겠다는 독립선언서를 민족대표의 이름으로 발표하게 되니 그 메아리 요원의 거화처럼 울려 퍼졌다. 우리 고장 범어사에서도 젊은 학도들이 제세의 사명을 자각하고 구국의 비원을 불전에 맹세하며 나라와 자유없는 곳에 진정한 불법도 있을 수 없다는 대승정신으로 3월 18일 동래시장통에서 독립선언문을 산오하고 만세소리를 높게 외치니 운집한 군중도 동조하였다. 삼엄한 총검도 정의의 전진을 막지 못하였고, 체포되어 가혹한 고문과 옥고에도 절대 굴하지 않았으니 그 정기 길이 이 땅에 빛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