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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의현기
하늘이 사람을 내실 적에 인의예지로서 심성을 삼으시고 희노애락으로서 정의를 삼으시니 옳은것을 좋아하고 그른 것을 미워함은 인간의 떳떳한 도리이다. 우리가 본제 평화의 민족이요 문화의 국가로서 평소에 이웃과 더불어 공생동호하기를 바라되 주위에 강폭한 국가가 없지 아니하고 침략의 종족이 자주 있어서 그 피해가 무한하였으니 이는 우리 민족의 본의와 어긋나는 바였다. 이리하여 우리로 하여금 이를 좌시치 못하게 하여 역사상 의기를 듥고 일어나 불의한 침략자를 몰아냈던 사실이 비일비재하였으니 삼국 이전은 그만두더라도 저 고려시대의 항몽투쟁과 조선시대의 임병 분전을 어찌다 말로서 하랴만 그러나 구한말에 왜적의 침략에에 대한 구국항쟁과 같이 처절함은 일찌기 보지 못하던 바였다. 왜족은 본래 무의무신한 족속으로서 유사 이래 항상 우리로부터 문화적 경제적으로 은혜 를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평화를 유지하기는 고사하고 우리를 침탈하던때가 더 많았으니 이러한 소행은 우리로하여금 분노를 금할수없게 하는 바였다. 조선말에 우리가 아직도 평화의 꿈에 잠겨있을때 왜인은 서양으로부터 과학기술을 배워서 부국강병을 이룩하고 그 침략의 독수를 우리나라로 뻗처오니 이에 태평의 꿈은 깨어지고 처참한 싸움이 벌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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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의 강령은 춘추대의로 사문의 도리는 위정척살 근본을 삼으니 동양의 도맥이 끊어지고 문화의 국가가 짐승이 됨을 어찌 좌시하랴. 을미년에 왜적이 사주하여 국모를 시해하고 부모의 유발을 늑삭하니 수천년 예의가 속절없이 끊어지는지라. 오륜삼강을 지키지 못함은 이것이 곧 금수라 어찌 이를 수수방관만 할 것인가. 이에 8도에서 거의하여 적을 토벌할 때에 춘천이 가장 먼저 일어나니 이는 마땅히 그러할지라. 춘천은 화서학통의 근본지지로서 위정척사로 기본정신을 삼으니 춘천이 아니면 그 누가 선편을 잡으랴. 조선말의 유맥은 화서 중암 성재의 학문이 가장 높으시고 의암 항와 금계 이하 제선생이 상승하여 그 학맥이 일국에 포열하니 구국거사에 이 화서학파가 아니면 그 누가 이를 대신하랴. 이에 을미년에 의암 선생이 주비하여 전국의병의 수모가 되시고 습제 선생 이하 제선생이 향응하여 의기를 높이 드니 이에 원근의 뜻있는 선비와 충성스러운 백성이 구름처럼 모여서 그 기세가 가히 충천동지 하는지라 의성이 크게 떨치고 각체에 널리 퍼지게 되어 방방곡곡에서 의병이 봉기하게 되었다. 왜적의 포학잔인함을 어찌 예의도덕과 비교하며 서양의 대포장총을 어찌 화승총검으로 대적하랴만은 오직 대의를 밝히고 충절을 다함에 그 뜻이 있는지라. 어찌 승패를 논의하며 득실을 계산하랴. 다만 국가가 위태로울 때마다 반드시 의기를 들고 도리가 추절할 때마다 신명을 다하여 싸우니 이것이 곧 수천년 교화의 소치가 아니겠는가. 왜적이 처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