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page

10 2023년 12월 Column     명사 컬럼 작은 소리 큰 울림  지부)이다. 최재훈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북한담당 관은 2019년 10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약 3년 9개 월 동안 한국에 사는 탈북민 90여 명을 심층면접한 뒤, 그들 가운데 61명의 이야기를 모아 이 책을 펴낸 것이다. 이 기사들을 읽은 직후 북한에 억류되었다가 본국 으로 귀환한 뒤 곧바로 숨진 미국인 대학생 고(故) 오 토 웜비어에 관한 기사를 읽게 되었다. 널리 알려져 있듯, 웜비어는 2015년 12월에 북한을 관광하기 위 해 여행하다가 평양에서 정치선전물을 훔치려 했다 는 혐의로 2016년 1월에 체포되어 2개월 뒤 노동교 화형 15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17개월 동안 억류되 었다가 2017년 6월에 의식불명 상태로 석방되었고,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집으로 돌아와 엿새 만에 22 세의 젊은 나이로 죽었다. 부모는 아들의 죽음에 대한 북한 책임을 묻기 위 해 2018년에 워싱턴DC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 고, 법원은 북한에게 5억 달러의 손해배상액을 부 모에게 지불하도록 판결하고 판결문을 국제우편서 비스인 DHL을 통해 북한 외무 성으 로 보냈다. 미 연방의회는 2019년에 「오토 웜비어 북핵제재강화법」을 통 과시켰다. 이 법은 북한과 직접적으 로 관련된 자금뿐 아니라 제3자 대 북 금융제재 대상의 자금에 대해서 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길을 열 어 주었다. 그 결과 부모는 2023년 11월에 미국 은행에 동결되어 있던 북한 자금 220만 3258달러, 우리 돈 으로 약 28억 6000만원을 회수할 수 있었다. 웜비어 부부는 “죽는 순간까지 악랄한 김정은 정 권과 싸우겠다.”라고 다짐했다. 새삼 강조할 필요 없 이, 북한정권의 특성은 ‘악랄함’이다. 바로 그렇기에, 북한주민들은 목숨을 걸고 ‘통곡의 땅’으로부터 탈출 을 시도하는 것이다. 지난날 문재인 정부는 목숨을 걸고 탈북을 감행한 북한인들을 돌려보냈다. 그러나 대조적으로 탈북민을 돕는 국민이 많아 우리들의 가 슴을 뭉클하게 한다. 그들 역시 조용하게 우리 사회 를 맑게 하는 귀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40년간 한센병 환우들에 봉사한 두 외국인 수녀 다른 한편으로, 20대에 소록도로 와서 40년에 걸 쳐 한센병 환우들을 돌보다가 70대가 되어 기력이 쇠하자 다른 이에게 부담을 줄 수 없다며 편지 한 장 만 남기고 2005년에 조용히 고국 오스트리아로 돌 아간 두 간호사의 근황을 알린 기사(「‘소록도 할매’가 가르쳐준 사랑」『동아일보』, 2023년 10월 20일, A29 쪽) 역시 우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북한에서 노동교화형 15년형을 선고받은 오토 윔비어(세계일보 제공)